Art History
미술사 이야기 / 미술 에세이
똑같은 불행을 보고도 상반된 감정이 들 때
<도쿄 매그니튜드 8.0>애니메이션을 보고 울었던 적이 있다. 우연히 접한 <도쿄 매그니튜드 8.0>이란 작품을 볼 때였다. 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한 <도쿄 매그니튜드 8.0>은 지구 종말, 좀비물 같은 아포칼립스 장르를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접하자마자 관심이 갔다. 영화나 음악을 들으며 크게

상징을 해석하는 즐거움
<스크로베니 예배당> 내부, 파도바, 이탈리아유럽 중세는 가톨릭이 중세인들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기준이 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암흑 시대(Dark Ages)’라는 별칭을 갖고 있었다. 가톨릭이 유럽을 지배하면서 사람들의 의식주부터 욕구 및 본능이 억압되고, 문화와 경제적으로 쇠퇴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은 르네상스 시대에 형성되어 19세기 말까지 이어졌다. 중세 바로 다음에

쓸쓸하고 찬란한 창덕궁의 벽화들
미술작품의 양식 변화를 기준으로 본다면 창덕궁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에 있는 벽화 6점은 조선왕실 회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벽화들이 제작된 해는 1920년으로 이미 일제에 강제 병합을 당한 뒤이지만 조선시대 미술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단순히 전통을 계승한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마지막 불꽃을 피우듯 지금껏 보지

추사체를 구사하는 젊은 전업 서예가를 보고 싶다.
지난 2017년에 교토국립박물관에서 개최한 《국보》전을 보러 간 적이 있다. 2018년 개최할 일본미술 특별전 준비차 관장님, 실장님을 모시고 간 출장이었다.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아침 일찍 호텔 로비에서 관장님을 뵙고 개관 시간 전에 도착을 했는데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구름 인파였다. 관장님, 실장님과 함께 2시간 정도를 이렇게 줄을 선채

보티첼리는 왜 머릿결을 꼬불꼬불하게 그렸을까?
최근 <아트앤팁 북클럽>에서 『예술의 역사』로 독서 모임을 하고 있다.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예술사에 대해 매일 해당 분량을 읽고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과 짤막한 단상을 단체 카카오톡방에 남기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함께 하는 분들이 미술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어서 그런지 같은 문장을 읽어도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알 수 있어 꽤

당분간 미술품 중에 고전 작품을 사야하는 이유
안토니 반 다이크, <성 히에로니무스를 위한 습작>, 95×59.5최근 해외 미술 시장에서는 서양 고전 열풍이 불고 있다. 1월 25일부터 2일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올드 마스터 경매 낙찰총액은 각각 6270만달러(약 772억원), 8660만달러(약 1066억원)를 기록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바로크 미술의 거장 페테르 파울

미술 경매에서 사오지 못해 두고두고 아쉬운 작품들
김은호, <세조 어진> 초본, 1935, 국립고궁박물관2016년에 평창동에 있는 서울옥션에서 이당 김은호(1892-1979)의 작품이 대거 경매로 소개된 적이 있다. 미술 경매도 흐름이라는 게 있어 평소에는 그저 그런 작품들이 잔잔하게 소개되다가 어느 순간에 학계와 박물관들이 주목할 정도로 좋은 작품이 느닷없이 쏟아져 나올 때가 있다. 어느 개인 수집가가 오랜 세월에

바나나는 어떻게 1억에 팔리게 되었나?
via @sarahecascone2019년 아트 바젤 마이애미에서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인 바나나가 작품으로 소개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코미디언>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120,000달러에 판매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관심을 끌어 모았다. 별 거 아닌 바나나를 그저 박스 테이프에 붙여 놓았을 뿐인데 이게 1억원이 넘는다고? 미술은 알 수 없어,

폐허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
위베르 로베르(Hubert Robert), <퐁 뒤 가르(The Pont du Gard)>, 1787, Oil on canvas, 242x242, Musee du Louvre, Paris역사 유적을 방문할 때면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된다. 숙연함, 위압감, 경탄, 안타까움 등 여러가지가 혼재되어 무엇을 느꼈는지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서울에 살면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역사

고독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
예찬, <용슬재도>, 1372, 종이에 먹, 74.7x35.5, 국립고궁박물원, 대만“시의 핵심은 고독에 있고, 그림의 핵심은 고요에 있다”는 말이 있다. 비슷한 듯 다른 말인 고독과 고요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아니라 오롯이 내 마음의 한 형식이라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상태여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