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치오, <성전세>, 브랑카치 예배실 왼쪽 부분, 1426-1482, 프레스코,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피렌체, 이탈리아

초기 르네상스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 마사치오(1401-1428)의 <성전세>입니다. 마사치오는 르네상스 회화의 시작을 알린 화가로도 평가받습니다.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면 반드시 접하게 되는 화가인데 그가 28세에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을 알면 그의 업적이 새삼 더 놀라워집니다.

마사치오를 시작으로 원근법, 명암법 등 여러 고전주의 미술 기법들이 이후 수백년 동안 서양미술의 전통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래서 그를 르네상스 미술의 시초로 봅니다. 이 작품은 피렌체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 카르미네 성당 벽화 중 하나입니다. 예수님이 오랜만에 가버나움으로 돌아오자 성전세를 징수하던 세관원들이 베드로에게 “너네 선생은 성전세 안내냐?”라고 비꼬듯 물었던 것에서 비롯된 성경 속 이야기를 그렸죠. 당시 유대인들은 성인이 되면 성전 관리비 명목으로 반 세겔을 납부해야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욱해서 “울 선생님도 내실꺼다!!!”하고 돌아왔는데 예수님은 세관원들의 미욱함을 이해하므로 그냥 납부해주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고기를 잡으면 물고기 입에서 한 세겔이 나올텐데 그걸로 나와 너의 세금으로 내라고 했죠.

<성전세>는 이 이야기를 주제로 그렸는데 화면 왼쪽에 베드로가 물고기 입에서 세겔을 꺼내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화면 가운데에는 성전세 왜 안내냐는 세관원들과 예수님 및 제자들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세관원에게 세금을 건네주는 베드로가 있습니다. 마치 “옛다! 그깟 세금 내고만다!”하는 것 같죠. 이렇게 이 작품에는 화면 왼쪽, 가운데, 오른쪽에 모두 베드로가 등장합니다. 일종의 스토리텔링 방식인데 재밌는 것은 이 작품을 통해서 르네상스 시대 당시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