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을 이해하려면 때로는 옆 산에 올라가 볼 때도 필요하다.” 일본미술사를 전공한 내가 나의 공부에 의미를 부여할 때 자주 하는 말이다. 외부의 시각으로 볼 때 내부자가 못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믿는다.
반대로 내부자가 아니기에 자료 접근성, 내부자들끼리의 교류 등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기에 약점도 많다. 그래서 늘 외부자의 입장에서 연구를 지속하려면 어떤 시각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 어떻게 학계 활동을 해야 하는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미술 : 19세기부터 현재까지』를 쓴 샬롯 홀릭 SOAS 교수는 한국미술사학계와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는 학자로도 유명하다. 언젠가 한국미술사학회 학술대회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데 많은 한국 학자들과 무척 친밀하게 대하는 것을 보며 외국인이 한국미술사를 연구할 때 자료 확보와 같은 어려움은 좀 덜하셨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