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트앤팁 북클럽>에서 『예술의 역사』로 독서 모임을 하고 있다. 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예술사에 대해 매일 해당 분량을 읽고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과 짤막한 단상을 단체 카카오톡방에 남기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함께 하는 분들이 미술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어서 그런지 같은 문장을 읽어도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알 수 있어 꽤 재밌게 운영하고 있다.

재밌게 봤던 미술사 관련 다큐멘터리 영상을 나누고, 전시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독서의 이해를 서로 돕기도 한다. 예술을 소재로 삼은 수다방 같을 때도 있어 세상과 유리된 채 마음을 평안케 해주는 모임이다. 질문이 올라오면 함께 의견을 나누거나 내가 답해줄 때도 있는데 그중에서 재밌었던 질문을 하나 소개한다.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표현을 빌린다면, 그 무렵 어느 화가보다도 그림에 비브라토를 많이 썼다. 그런데 비브라토는 너무 길지만 않다면 이따금 필요하고 또 매우 유쾌한 것이다. 음악에 정서적 느낌을 지나치게 주기 때문에 비브라토를 많이 들으면 강건한 느낌을 원하게 된다. 그 점에서 비브라토는 보티첼리의 신경질적이고 불안정한 기질에 꼭 맞았다.”(p. 304-305)

바이올린 악기를 오래 연주해본 저로써는 비브라토가 음악안에서 기능하는 부분과 어떤 감정들을 전달하는가를 쉽게 알 수 있는데 이를 그림에 표현한 저자의 의도를 쉽게 이해할 수가 없었고 어떻게 그려진 기법을 비브라토에 빗대어 표현했는지 무척 궁금하고 더 자세한 설명이 결여되어져있는것이 안타까웠네요. 음악에선 흔히 솔리드음보다 비브라토음으로 구현될때 보다 부드럽고 감정적으로 표현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보티첼리 그림의 뭔가 몽환적인 흐릿함?을 두고 이리 표현한 것일까요??

비브라토는 음악 용어로 “음을 떨리게 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악기일 때도 있고, 성악일 때도 있다. 저자는 비브라토 개념을 빗대어 보티첼리의 그림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림 전반의 활기로 추정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일리가 있는 의견이다. 그만큼 보티첼리 그림은 앞선 중세의 회화에 비해 확실히 화사하고, 인물들의 동세도 강화되어 르네상스가 막 시작될 무렵 피렌체의 활기찬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중세에는 금기시되었던 이교 신화인 그리스와 로마 신화를 그렸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고 재밌는 스토리가 담기도록 했다.